운동이란 단어만 들어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저였지만, 어느 날 문득 무너진 체형과 자주 쑤시는 어깨, 굽은 허리라인을 보면서 이제는 정말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숨이 차고 지루하고, 헬스장은 기구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저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바로 ‘필라테스’였습니다.
‘연예인 운동’, ‘체형 교정 운동’이라는 이미지 덕분에 한 번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상은 낯설고 비싸 보이기도 해서 망설여졌죠. 하지만 직접 체험해 본 결과, 필라테스는 그 어떤 운동보다도 몸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필라테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부터 수업 과정, 그리고 변화까지 솔직하게 나누어 보겠습니다.
1. 왜 필라테스를 선택하게 되었는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체형의 무너짐'이었습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일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하루 대부분을 구부정한 자세로 보내게 되었고, 그 결과 어깨는 앞으로 말리고, 목은 거북이처럼 튀어나왔으며, 허리 통증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살이 쪘다는 문제를 넘어, 거울을 볼 때마다 스스로의 자세가 너무 보기 싫었고, 자신감도 덩달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지인이 필라테스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처음엔 요가처럼 스트레칭만 하는 운동이겠거니 생각했지만, 체험 수업을 받아보고 나서 제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필라테스는 '코어'라고 불리는 몸 중심부의 근육을 강화하고, 신체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운동이었습니다. 겉보기에 부드럽고 정적인 동작들로 보였지만, 막상 수업에 참여해 보니 사용하지 않던 근육들을 깊게 자극하며 상상 이상으로 땀이 나는 운동이었습니다. 특히 리포머와 같은 전문 기구를 활용한 필라테스는 동작의 정확성을 높이고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택의 또 다른 이유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무릎이 좋지 않아 러닝이나 스쿼트 운동이 어려운 분들도 필라테스를 통해 운동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고 들었고, 실제로 제 수업 시간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있었습니다. 필라테스는 단순히 운동을 넘어, 자세를 교정하고 바르게 숨 쉬며 일상 속 작은 습관들을 바꾸어주는 ‘생활 운동’이라는 점에서 저에게 꼭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필라테스를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매력은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만족감이었습니다. 하루 50분 동안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내 몸이 어디가 긴장되어 있는지, 어디가 굳어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두려움과 긴장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수업을 기다릴 만큼 필라테스는 제 일상 속 힐링 루틴이 되었습니다.
2.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초보자도 따라갈 수 있을까?
처음 필라테스 스튜디오에 갔을 때 느꼈던 것은 ‘웰컴 한 분위기’였습니다. 다소 고급스럽고 정갈한 인테리어는 편안한 집중을 유도했고, 트레이너 선생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몸 상태를 체크하며 꼼꼼하게 수업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수업은 대체로 50분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작 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고, 그날 수업의 중점 부위를 중심으로 리포머나 바렐, 체어 같은 기구들을 이용해 동작을 수행합니다.
필라테스는 특히 정확한 자세와 호흡이 핵심입니다. 무작정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작고 느린 동작을 통해 깊은 근육을 자극하며 중심을 잡는 훈련을 하기 때문에, 트레이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은 동작들이었지만, 계속하다 보면 스스로 균형을 찾고,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인식하게 됩니다.
저처럼 운동 초보였던 사람에게도 필라테스는 충분히 가능한 운동이었습니다. 특히 1:1이나 1:2 소규모 수업은 트레이너의 집중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운동 경험이 전혀 없더라도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무릎이 아픈 분, 허리가 약한 분, 출산 후 회복기인 여성분들까지 맞춤 동작을 통해 개인별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매 수업마다 몸의 컨디션에 따라 프로그램이 유동적으로 구성되며, 운동의 흐름은 유연하지만 체계적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단순한 피로감이 아니라, 몸 구석구석이 제대로 깨어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면 자세 개선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데, 저도 수업 시작 한 달 후부터는 거울을 볼 때 어깨가 펴지고 복부가 탄탄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변화가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 필라테스에 대한 확신은 더 강해졌습니다.
3. 한 달 후 변화와 솔직한 장단점
필라테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때, 저는 제 몸에서 느껴지는 작은 변화들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체중 변화나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그냥 조금이라도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 작은 기대가 생각보다 더 큰 만족감으로 돌아오더군요. 우선 가장 눈에 띄었던 변화는 자세 개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많은 제게 거북목, 말린 어깨, 굽은 허리는 이미 습관처럼 굳어져 있었는데요. 필라테스를 하면서 척추의 정렬과 골반의 위치, 어깨를 펴는 방식 등을 몸으로 익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앉는 자세부터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거울 속에서 어깨가 평평해지고 허리가 곧게 펴진 제 모습을 보았을 때,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자세로 살아왔는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복부와 하체 라인의 탄력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필라테스는 유산소 운동처럼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것은 아니지만, 깊은 코어 근육을 자극하면서 속근육이 단단하게 잡히는 운동입니다. 매번 수업에서 배와 골반을 조이는 감각을 반복하며 익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고, 허리 군살이 줄어들고 아랫배가 탄탄해졌습니다. 체중 변화는 많지 않았지만, 체지방률과 체형이 바뀌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고, 바지 핏이나 거울 속 실루엣에서 그런 변화가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피로감이 줄고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퇴근 후 늘 몸이 무겁고 쉽게 지쳤지만, 필라테스를 하고 나면 오히려 기분이 맑아지고, 긴장된 근육이 풀리면서 깊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꾸준히 참여하면서, 운동 자체가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되어주었고, 정신적으로도 훨씬 차분해지고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점이 이상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비용적인 부담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기구 필라테스는 그룹 수업이나 홈트레이닝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고, 효과를 보려면 주 2~3회 이상 꾸준히 다녀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필요합니다. 또한 수업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직장인이나 일정이 불규칙한 분들은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라테스 특유의 섬세한 동작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초보자는 동작의 미세한 조절이 어려울 수 있고, 호흡과 몸의 움직임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처음 몇 회는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점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극복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꾸준히 참여하면서 호흡과 자세에 익숙해지면, 필라테스가 다른 운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깊은 몰입감과 자기 인식을 선물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수업 하나하나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넘어, 내 몸을 관찰하고 돌보는 ‘명상 같은 시간’이 되어간다는 사실도 아주 큰 장점이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필라테스는 단순한 체형 교정이나 유행하는 운동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경험이었습니다. 단단한 코어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하루하루 내 몸에 집중하고 스스로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과정은 제게 큰 만족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물론 진입 장벽이 아예 없는 운동은 아니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크기 때문에 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는 한 달만으로도 몸과 마음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운동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도 요즘 자세가 무너지고 몸이 무거우며 쉽게 피로를 느끼신다면, 필라테스를 통해 그 흐름을 바꿔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분명,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올 것입니다.